활력징후의 중요한 요소는 좁게는 4가지, 좀 더 넓게 보자면 5가지였다. 대표적으로 체온, 맥박, 호흡, 혈압, 산소포화도를 의미하는데 이 중에서 메인을 고르라고 하면 단연 '혈압'을 고른다. 나머지 활력징후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혈압은 측정하는데도 어느 정도 숙달된 간호 술기가 필요하고, 혈압의 높고 낮음이 신체의 변화를 나타내고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임상적 의미를 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실제로 혈압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비정상적인 혈압의 경우 지속적인 간호 중재와 대상자 스스로 관리가 필요한 만성적인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오늘은 이러한 혈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고 측정 방법과 비정상 혈압 대처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4. 혈압
혈압이란, 심장에서 압력에 의해 방출된 혈액이 동맥벽에 미치는 힘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전신 순환을 위해서 혈류는 압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부른다. 혈액은 압력이 높은 부위에서 낮은 부위로 흐르기 때문에 동맥혈압과 전신 혈압은 심혈관계가 건강한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고 확인할 수 있다. 혈압에는 크게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존재하는데, 좌심실에서 혈액이 방출될 때 동맥벽에 미치는 압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강한 압력으로 이때의 압력을 수축기 혈압이라고 한다. 반면에, 동맥 내를 흐르는 혈액이 동맥벽에 미치는 최소 압력을 이완기 혈압이라고 부른다. 혈압을 나타낼 때는, (수축기혈압/이완기혈압) 순서대로 나타내고 단위는 mmHg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수축기 혈압이 120mmHg, 이완기 혈압이 80mmHg라면 120/80 mmHg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때,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의 차이를 맥압이라고 일컫고, 맥압이 큰 경우에도 문제를 야기하므로 맥압도 지속해서 확인하여야 한다.
혈압의 경우, 심박출량과 말초혈관의 저항, 혈액량, 혈액의 점도와 동맥의 탄력성 등 다양한 요소들의 상관성을 반영한다. 심장이 짜내는 양인 심박출량이 많아지게 되면 더 많은 혈액이 동맥으로 방출되어 혈압이 증가하게 된다. 말초혈관의 저항이 증가하게 된다는 문장의 의미는 동맥과 세동맥을 이루는 평활근이 변화하여 혈관근육의 긴장 상태와 혈관 구경의 변화로 혈액 흐름에 변화가 생긴다는 의의를 가진다. 따라서, 혈관의 구경이 좁아지면 혈류에 대한 말초혈관 저항은 커지므로 동맥혈압이 증가한다. 혈액량의 증가는 동맥벽에 더 많은 압력이 미치므로 혈압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혈액의 점도가 짙어지면 혈류속도가 느려지므로 빠르게 전신에 혈액을 뿌리기 위해 혈압은 증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게 되면 혈류 저항이 커지게 되므로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위와 같이 혈압을 조절하는 기전은 상당히 다양하다.
그럼,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떠한 것이 존재할까? 혈압은 항상 동일한 수치를 가지지 않는다. 변화하는 요인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서 혈압은 증가하게 된다. 인종에 따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유럽계 미국인보다 고혈압이 더 잘 나타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스트레스로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면 심장박동과 심박출량이 증가하여 혈압이 증가하였다. 출혈이 나타나면 혈액량이 줄어들므로 혈압이 하강한다. 체위 변화는 누웠다가 일어나게 되면 혈액량이 순간적으로 줄어들어 혈압이 떨어진다. 이러한 증상이 심하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이어진다. 흡연의 경우에도 혈관수축을 일으켜서 혈관을 좁게 만드므로 혈압이 증가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이다.
간호사가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쾌적한 온도와 조용한 방이 필요하고, 앙와위나 좌위에서 측정하는 것이 좋다. 수치 비교를 위해서는 같은 자세로 같은 위치에 측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상자의 반응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부적절한 수치가 측정될 수 있다. 따라서, 진통제로 통증을 완화해 주거나, 불안을 완화해 주는 것이 정확한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측정 기구로는 주로 혈압계와 청진기를 사용한다. 혈압계에 공기를 넣으면 주머니(이하, '커프')가 부풀게 되는데, 부푼 커프가 측정 부위를 압박하게 된다. 혈압계에는 연결된 두 개의 튜브가 존재한다. 첫 번째 튜브는 고무구에 연결되어 고무구를 압박하면 공기를 커프에 넣을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 튜브는 압력계에 연결되어 커프의 압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혈압계와 청진기를 활용한 혈압의 측정은 측정 부위에 커프를 감고, 고무구를 통하여 커프에 공기를 넣은 후 청진기를 통해 맥박 소리를 들어 혈압을 측정하였다.
이때의 측정을 '코로트코프음 청진법'이라고 하는데, 처음에 커프에 공기를 넣으면 맥박수와 동일하게 분명하고 리듬 있게 소리가 들리는데, 커프에 압력이 생기면서 소리가 점점 약해지면서 없어지게 된다. 이후, 커프를 풀면 압력이 사라지면서 혈류가 흐르게 되고, 코로트코프음이 들린다. 이때 처음 나는 소리가 수축기혈압의 수치이다. 하지만, 급격한 혈류가 커프의 압력이 사라지면서 안정화가 될 때, 청진기에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이때를 이완기혈압의 수치로 측정한다. 예를 들어, 커프를 압박한 후 커프의 압력을 푸는데 처음으로 맥박 소리가 들리는 수치가 120이라면, 수축기혈압이 120mmHg로 기록할 수 있다. 이후, 맥박이 안정을 찾으면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수치가 80이라면, 이완기혈압이 80mmHg로 기록된다.
측정 부위로는 상완동맥을 주로 측정하게 되는데, 팔꿈치에서 3cm 정도 높게 커프를 감아서 측정한다. 상완동맥이 어려운 경우에는 슬와동맥으로도 측정한다. 슬와동맥은 대퇴동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마찬가지로 커프의 끝단이 슬와동맥보다 3cm 정도 위에 놓이도록 한다. 하지 혈압이 상지 혈압보다 수축압이 10~40mmHg 정도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높은 수축기혈압을 가지게 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완기 혈압은 큰 차이가 없다.
만약, 대상자의 혈압을 측정했는데 고혈압이 나타난 경우에는 한번에 확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다른 요인들을 검사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고혈압이 나타나면 만성적인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임상에서는 고혈압이 나타난 경우 임시로 침상의 머리 부분을 살짝 올려주어 혈압을 낮추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에, 저혈압이 나타난 경우에는 고혈압보다는 급성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질 수 있다. 축축하고 차가운 피부, 혼돈, 심장박동 증가, 소변량 감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저혈압이 나타날 확률이 높으므로 지속적인 사정이 필요하겠다. 임상에서는 저혈압이 나타난 경우 침상의 다리 부분을 살짝 높여줌으로써, 혈압을 높이는 것이 급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채택한다.
이번 글까지 혈압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활력징후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았다. 가장 기초적인 간호 술기인 활력징후는 임상에서도 주로 활용되기에, 숙달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건강사정의 중요성과 방법과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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